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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별곡> 원문, 주석, 해설
2004.01.13 | 조회수 : 9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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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湖(강호)에 病(병)이 깁퍼 竹林(듁님)의 누엇더니
關東(관동) 八白里(팔 니)에 方面(방면)을 맛디시니
어와 聖恩(셩은)이야 가디록 罔極(망극)榻
延秋門(연츄문) 드러 라 慶會(경회) 南門(남문)  라보며
하직하고 믈러나니 玉節(옥졀)이 알  셧다
平丘驛(평구역)  을  라 黑水(흑슈)로 도라드니
蟾江(섬강)은 어드메오, 雉岳(티악)이 여긔로다
昭陽江(쇼양강)  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孤臣去國(고신거국)에 白髮( 발)도 하도 할샤
東州(동 ) 밤 계오 새와 北寬亭(븍관뎡)의 올나榻
三角山(삼각산) 第一峯(뎨일봉)이 糖떳 뵈리로다
弓王大闕(궁왕대궐) 터희 烏鵲(오작)이 지지괴니
千古(천고) 興亡(흥망)을 아 다, 몰  다
澮陽(회양) 녜일홈이 마초아   시고
汲長孺(급댱유) 風采(풍 )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營中(영듕)이 無事(무 )하고 時節(시졀)이 三月(삼월)인 제
花川(화쳔) 시내길히 風樂(풍악)으로 버더 잇다
行裝( 장)을 다  티고 石逕(셕경)의 막대 디퍼
白千洞( 쳔동) 겨  두고 萬瀑洞(만폭동) 드러가니
은    무지게, 옥    용의 초리, 섯돌며    소 
십리의  자시니 들을 제  우레러니 보니  눈이로다
金剛臺(금강 )   우층의 仙鶴(션학)이 삿기 치니
春風(츈풍) 玉笛聲(옥텩셩)의 첫 을  돗던디
縞衣玄裳(호의현샹)이 半空(반공)의 소소  니
西湖(셔호) 녯 主人(쥬인)을 반겨서 넘노   
小香爐(쇼향노) 눈 아래 구버보고
正陽寺(졍양 ) 眞歇臺(진헐 ) 고텨 올나 안 마리
廬山(녀산) 진면목이 여긔야 다   다
어와 조화옹이 헌 토 헌  샤
 거든  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부용을 고잣   ,  옥을 믓것난  
東明(동명)을 박    , 북극을 괴왓   
놉흘시고 望高臺(망고 ), 외로올샤 穴望峯(혈망봉)이
하 의 추미러 므  일을  로리라
千萬劫(천만겁) 디나도록 구필 줄 모  다
어와 어여이고, 너   니   잇 가
開心臺( 심 ) 고텨 올나 衆香城(듕향셩)  라보며
만이쳔봉을 녁녁히 혀여榻
峯(봉)마다  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디 마나
뎌 긔운 흐텨 내야 人傑(인걸)을   고쟈
형용도 그지업고 體勢(톄셰)도 하도 할샤
天地(텬디) 삼기실 제 自然( 연)이 되연마 
이제 와 보게 되니 有情(유졍)도 유졍 샤
毗盧峯(비로봉) 上上頭(샹샹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山(동산) 泰山(태산)이 어 야 놉돗던고
魯國(노국) 조븐 줄도 우리  모 거든
넙거나 넙은 天下(텬하) 엇 態  Т?말고
어와 뎌 디위  어이糖 알 거이고
오 디 못耽킴  려가미 고이 가
원통골    길로 獅子峯(  봉)을 차자가니
그 알  너러바회 화룡쇠 되어셰라
千年(천년) 老龍(노룡)이 구 구  서려 이셔
晝夜(듀야)의 흘녀 내여 滄海(창해)예 니어시니
風雲(풍운)을 언제 어더 三日雨(삼일우)  디련 다
陰崖(음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 라
摩河衍(마하연) 妙吉祥(묘길샹) 雁門(안문)재 너머 디여
외나모  근  리 佛頂臺(블뎡 ) 올라榻
千尋絶壁(천심절벽)을 半空(반공)애 셰여 두고
은하슈 한 구   촌촌히 버혀 내여
실 티 플텨이셔 뵈 티 거러시니
圖經(도경) 열 두 구 , 내 보매  여러히라
李謫仙(이뎍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耽 되면
녀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湯졍
산듕을  양 보랴, 동 로 가쟈 라
藍輿緩步(남여완보)態 山映樓(산영누)의 올나榻
녕농벽계와 수셩뎨됴  니별을 怨(원)榻   旌旗(정기)를  티니
오 이 넘노   고각을 섯부니 海雲( 운)이 다 것   
명사길 니근  이 醉仙( 션)을 빗기 시러
바다할 겻  두고  당화로 드러가니
白鷗( 구)야  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 
金 窟(금난굴) 도라 드러 叢石亭(춍셕뎡) 올라榻
 옥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공슈의 셩녕인가, 鬼斧(귀부)로 다  가
구 야 六面(뉵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고셩을란 뎌만 두고 三日浦(삼일포)   자가니
丹書(단셔)  완연宕 四仙( 션)은 어  가니
예 사흘 머믄 후의 어  가   머믈고
仙遊潭(션유담) 永郎湖(영낭호) 거긔나 가 잇 가
淸澗亭(쳥간뎡) 萬景臺(만경 ) 몃 고  안돗던고
梨花(니화)   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落山(낙산) 동반으로 의상 예 올라 안자
일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榻
祥雲(샹운)이 집픠  동, 六龍(뉵뇽)이 바퇴  동
바다 더날 제  萬國(만국)이 일위더니
天中(텬듕)의 티 니 毫髮(호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詩仙(시션)은 어  가고 咳唾( 타)만 나맛 니
天地間(텬디간) 壯(장) 긔별  셔히도  셔이고
斜陽峴山(샤양현산)의   (뎍듁)을 므니 와
羽蓋芝輪(우개지륜)이 鏡浦(경포)로  려가니
十里(십리) 氷紈(빙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松(댱숑) 울흔 소개 슬 장 펴디시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  혜리로다
孤舟解纜(고쥬 람)態 亭子(뎡 ) 우  올나가니
江門橋(강문교) 너믄 겨  大洋(대양)이 거긔로다
둉뇽吠 이 긔샹 활원愎 뎌 경계
이도곤        어듸 잇닷 말고
紅粧(홍장) 古事(고 )랄 헌 타 糖로다
江陵(강능) 大都護(대도호) 風俗(풍속)이 됴흘시고
節孝旌門(절효정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比屋可封(비옥가봉)이 이제도 잇다  다
眞珠館(진주관) 竹西樓(듁셔류) 五十川(오십천)  린 믈이
太白山(태 산) 그림재  동 로 다마 가니
 하리 한강의 木覓(목멱)의 다히고져
王程(왕뎡)이 유弊耽 풍경이 못 슬믜니
幽懷(유회)도 하도 할샤, 客愁( 수)도 둘 듸 업다
仙 (션사)   워 내여 斗牛(두우)로 向(향)台李
仙人(션인)을   려 丹穴(단혈)의 머므살가
天根(텬근)을 못내 보와, 望洋亭(망양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 이니 하  밧근 므서신고
 득 노 고래, 뉘라셔 놀내관 
블거니  거니 어즈러이 구 디고
은산을 것거 내여 六合(뉵합)의  리난  
五月長天(오월댱텬)의 白雪( 셜)은 므사일고
져근덧 밤이 드러 風浪(풍랑)이 定(뎡)耽큄
扶桑咫尺(부상지쳑)의 明月(명월)을 기 리니
瑞光千丈(셔광쳔당)이 뵈    숨 고야
珠簾(주렴)을 고텨 것고, 玉階(옥계)  다시 쓸며
啓明星(계명성) 돗도록 곳초 안자  라보니
白蓮花( 년화) 가지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세계  대되 다 뵈고져
流霞酒(뉴하쥬)  득 부어   려 무론 말이
영웅은 어 가며, 四仙( 션)은 긔 뉘러니
아 나 맛나 보아 넷 긔별 뭇쟈 榻
션산 동 예 갈 길히 머도 멀샤
숑근을 볘여 누어 픗 을 얼픗 드니
 애 사 이 날 려 닐온 말이
그   내 모 랴. 上界(샹계)예 眞仙(진션)이라
黃庭經(황뎡경) 一字(일 )  엇디 그  닐거 두고
인간의 내려와셔 우리   오 다
져근덧 가디마오. 이 술 잔 머거 보오
븍듀셩 기우려 滄海水(챵 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  서너 잔 거후로니
和風(화풍)이 習習(습습)態 兩腋(냥 )을 추혀 드니
九萬里長空(구만리댱공)애 져기면  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四海(  )예 고로  화
億萬蒼生(억만창 )을 다 醉(취)케  근 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잔  Y고야
말 디쟈 학을  고 九空(구공)의 올나가니
空中玉簫(공듕옥쇼) 소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을  여 바다  구버보니
기픠  모 거니  인들 엇디 알리
明月(명월)이 千山萬落(쳔산만낙)의 아니 비    업다

[송강가사]

해석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서 고질병이 되여, 은신처인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임금님께서 8백리나 되는 강원도 관찰사의 직분을 맡겨 주시니, 아아, 임금님의 은혜야말로 갈수륵 끝이 없도다.
경복궁의 서쪽문인 연추문으로 달려 들어가 경회루와 남쪽문을 바라보며 임금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물러나니, 옥으로 된 관직의 신표가 앞에 서 있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평구역에서 말을 갈아 타고 여주에 있는 흑수로 돌아 들어가니, 섬강은 어디인가? 치악산이 여기로구나.
소양강을 홀러내리는 물이 어디로 홀러들어간다는 말인가? 임금 계신 한강으로 흘러들어가겠지.
임금 곁을 떠나는 외로운 신하가 한양을 떠나매 이 지역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하는 걱정으로 백발이 많기도 하구나.
철원에서의 밤을 뜬 눈으로 새워 날이 새자마자 북관정에 올라가니, 임금 계신 한양의 삼각산 제일 높은 봉우리가 웬만하면 보일 것도 같구나.
옛날 태봉국 궁예왕의 대궐 터였던 곳에 까마귀와 까치떼가 지저귀니, 한 나라의 흥하고 망함을 알고 우는가 왜 이렇게 짖어 대는가?
이 곳이 옛날 한나라에 있던 '회양'이라는 고을 이름과 공교롭게도 같구나.
중국의 회양태수로 선정을 베풀었다는 급장유의 풍채를 이 곳에서 나를 통해 다시 보지 않겠는가?
감영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3월인 때, 화천의 시냇길이 금강산 쪽으로 뻗어 있다.
행장을 간편히 하고, 돌길에 지팡이 짚고, 백천동을 곁에 두고 만폭동 계곡으로 들어가니, 은 같은 하얀 무지개 옥같이 맑고 깨끗하고, 고운 용의 꼬리 길은 폭포가 섞어 돌며 내뿜는 소리가 십 리 밖까지 퍼졌으니, 멀리에서 들을 때에는 우레 소리와 같더니, 가까이서 보니 하얀 눈이 날리는 것 같구나!
금강대 맨꼭대기에 학이 새끼를 치니, 봄바람에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선잠을 깨었던지, 몸은 희고 날개 끝이 검은 단정한 학이 공중으로 솟아뜨니, 마치 서호의 옛 주인인 임포(林逋)를 맞이하듯이 나를 반겨서 넘나들며 노는 듯 하구나!
작은 향로처럼 생기고 큰 향로처럼 생긴 산봉우리를 눈 아래 굽어보곤 정양사 진헐대에 다시 올라 앉으니 어떤고 하니, 중국의 여산같이 아름다운 금강산의 참 모습이 여기서야 다 보인다. 아아, 조물주의 솜씨가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저 수많은 봉우리들이 마치 날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우뚝 서기도 하고, 높이 솟기도 했으니 참으로 장관이로다. 또, 연꽃을 꽃아 놓은 듯하고 백옥을 묶어놓은 듯하고, 동해를 박차는 듯하고 북극을 떠받쳐 놓은 듯하구나.
높기도 하구나 망고대여, 외롭기도 외옵구나 혈망봉이 하늘에 치밑어 올라 무슨 일을 고자질하려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굽힐 줄 모르는가? 아, 망고대와 혈망봉 너로구나. 너 같이 높은 기상을 지닌 것이 또 있겠는가?
개심대에 다시 올라 중향성을 바라보며 만 이천 봉을 똑똑히 헤아려 보니, 산봉우리마다 맺혀 있고, 그 끝마다 서린 기운, 맑거든 깨끗하지 말거나, 깨끗하거든 맑지나 말아야 할 것인데 맑고 깨끗하기도 하다.
저 맑고 깨끗한 기운을 훌어 내어 뛰어난 인재를 만들고 싶다.
산봉우리가 생긴 모양도 끝이 없고 자세도 다양하구나.
이 산봉우리는 천지가 생겨날 때에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제 와서 보니 마치 내가 만든 것처럼 정답기도 정답구나!
금강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에 올아 본 사람이 누구이신가? 아마도 없으리라.
공자님은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음을 안타가워하고 태산에 올라 천하를 작다고 한탄했으니, 동산과 태산은 어느 것이 높은가? 노나라가 좁은 줄 우리는 모르는데, 하물며 넓은 천하를 공자님은 어찌 하여 작다고 하였는가? 아! 공자님과 같은 그 높고 넓은 경지를 어찌하면 알 수 있겠는가? 오르지 못하는데 내려감이 무엇이 이상할까?
원통골의 좁은 길로 사자봉우리를 찾아가니, 그 앞의 넓고 큰 바위가 화룡소라는 연못이 되었구나. 화룡소에는 마치 천년 묵은 늙은 용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것 같이 밤낮으로 물이 흘러내려 넓은 바다에 이어져 있으니 바람과 구름을 언제 얻어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좋은 비를 내리려느냐? 할 수만 있으면 그늘진 낭떠러지에 시든 풀과 같이 가난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다 살려 내자꾸나.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를 넘어 내려가 썩은 외나무 다리를 건너 불정대에 오르니 어떤고 하니 물주가 천 길이나 되는 절벽을 공중에 세워 두고 은하수 큰 굽이를 마디마디 잘라 내어 실처럼 풀어서 베폭처럼 걸어 놓았으며, 산수도경 책에는 열두 굽이라 하였으나, 내가 보기에는 열두 폭이 더 되어 보인다. 만일 이태백이 지금 살아 있어서 다시 의논하게 된다면 중국 여산의 폭포가 여기보다 낫다는 말은 하지 못할 만큼 십이폭포가 훨씬 더 아름답다.
내금강인 산 속의 경치만 마냥 보겠는가? 이제는 동해 바다로 가자꾸나.
뚜껑이 없는 가마를 타고 천펀히 걸어서 산영루에 오르니, 눈부시게 반짝이는 시냇물과 여기저기서 우짖는 산새들은 나와 이별을 원망하는 듯하다.
깃발을 휘날리니 오색 기폭이 넘나드는 듯하며, 북 치고 나팔을 부니 마치 바다에 있는 구름이 다 걷히는 듯하다. 밟으면 새우는 소리가 들리는 깨끗한 모래밭을 늘 다녀 익숙한 말이 술취한 신선인 작자를 비스듬히 태우고 해변의 해당화 핀 꽃밭으로 들어가니, 놀라서 달아나는 갈매기를 향해, '백구야 날지마라, 내가 네 벗인 줄 어찌 알겠느냐?'고 외친다.
금란굴 돌아들어서 총석정에 올라가니, 옥황상제가 거처하던 백옥루의 기둥과 같은 총석정의 기등이 네개만 남아 있구나. 옛날 중국의 명장인 공수가 만들어낸 공작품인가 아니면 보화를 부리는 귀신의 도끼로 다듬었는가? 굳이, 육면으로 된 돌기등은 무엇을 본 떴길래 육면으로 되어 있는가?
고성을 저만큼 두고 삼일포를 찾아 가니, 그 남쪽 봉우리 벼랑에 '영랑의 무리 남석으로 가다'라고 쓴 붉은 글씨가 뚜렷이 남아 있는데, 이 글에 쓰인 영랑, 남랑, 술랑, 안상 네 명의 신선은 어디에 갔는가? 여기서 사흘 종안 머문 뒤에 어디에 가서 또 머물렀던고? 선유담, 영랑호 거기나 가 있는가? 청간정, 만경대와 같은 곳 몇 군데서 앉아 놀았던가?
배꽃은 벌써 떨어지고 소쩍새가 슬피 울 때, 낙산사 동쪽 언덕으로 해서 의상대에 올라 앉아, 해돋이를 보려고 한밤중쯤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듯, 여러 마리의 용이 해를 떠받치은 듯하다. 해가 바다에서 솟아오를 때에는 온 세상이 흔들흔들 흔들리더니 해가 하늘에 치솟아 떠오르니 가느다란 머리카락도 헤아릴 만큼 밝도다. 혹시나 지나가는 구름이 태양의 근처에 머무를까 두렵구나. 이태백은 어디에 가고 그가 남긴 '등금릉 봉황대(登金陵鳳凰臺)'라는 싯구만 남았느냐. 이 시는 천지간의 굉장한 소식을 자세하게도 표현해 놓았구나.
저녁 햇빛이 비껴드는 현산에서 철쭉꽃을 이어 밟으며 신선이 탄다는 우개지륜을 타고 경포 호수로 내려가니 십 리나 뻗쳐 있는 호수가 얼음 같이 횐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린 같이 맑고 잔잔한데 큰 소나무 숲으로 둘러쌓인 속에 한껏 펼쳐져 있으니 물결도 잔잔하기도 잔잔하구나. 얼마나 잔잔나고 맑은지 물 속의 모래알까지도 헤아릴만하구나.
한 척의 배를 띄워 타고서 호수를 건너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를 넘은 곁에 동해바다가 거기로구나. 조용하구나 이 경포의 기상이여. 넓고 아득하구나 저 동해바다의 경계여 이 곳보다 더 아름다운 경치를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과연 고려 우왕 때 감사 박신과 기생 홍장의 사랑이 호사스런 풍류이기도 하구나.
강릉 대도호부의 풍속이 좋기도 하구나. 충신, 효자, 열녀를 표창하기 위하여 세운 절효 정문이 동네마다 벌여 있으니 즐비하게 늘어선 집마다 모두 벼슬을 줄만하다는 요순 시절과 같은 태평성대가 지금도 있다고 하겠도다.
삼척에 있는 객관과 죽서루 아래 오십천을 홀러내리는 물이, 그 물에 비친 태백산의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떠내려 가니, 차라리 그 물줄기를 임금 계신 한강으로 돌려 한양에 있는 남산에 대고 싶구나. 그러면 임금님도 구경하실텐데. 관원의 여정은 유한하고 풍경은 볼수록 좋으니 그윽한 회포가 많기도 하고, 나그네의 시름도 달랠 길 없구나. 차라리 신선이 탄다는 뗏목을 띄워 내어 북두성과 견우성으로 향할까? 아니면 영랑, 남랑, 술랑, 안상, 이 녜 명의 신선을 찾으러 단혈에 머무를까?
하늘의 맨 끝을 끝내 볼 수 없어서 망양정이라는 정자에 오르니 어떤고 하니 수평선 저 멀리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이나 성난 파도를 누가 놀라게 하기에 물을 불거니 뿜거니 하면서 어지럽게 구는 것인가? 수평선 끝의 큰 파도를 꺾어 네어 온 세상에 흩뿌려 내리는 듯 오월 맑은 하늘에 백설과 같은 물보라는 무슨 일인가?
잠간 사이에 밤이 되어 바람과 물결이 잔잔하거늘, 해뜨는 곳이 가까운 부상에서 밝은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니 상서로운 빛줄기가 보이는 듯하다가 숨어버리는구나. 그래서 구슬을 꿰어 만든 발을 다시 걷어 올리고 배끗한 충계를 다시 쓸며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샛별이 돋아오를 때까지 꼿꼿이 앉아 바라보니 저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횐 연꽃 같은 달덩이를 어느 누가 보내셨는가?
이렇게 좋은 세상을 다른 사람 모두에게 보이고 싶구나. 신선이 마신다는 유하주를 가득 부어 손에 들고 달에게 묻는 말이 "달아, 옛날의 영웅인 이태백은 어디에 갔으며, 신라 때 사선은 누구누구이더냐?"아무나 만나보아 영웅과 사선에 관한 옛 소식을 묻고자 하니, 삼신산이 있다는 동해로는 갈길이 멀기도 멀구나.
소나무 밑등치를 베고 누워서 풋잠이 얼핏 들었는데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기를 "송강 그대를 내가 모르랴? 그대는 하늘나라의 참된 신전이라. 황정경이라는 도가의 경전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고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 신선의 무리를 따라 다니는가? 잠깐 동안 가지 말고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하면서 국자처럼 생긴 북두칠성을 기울여 동해물 같은 술을 부어 내어 자기가 먼저 먹고 나에게도 먹이거늘 서너 잔을 기울이니 따뜻한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양쪽 겨드랑이를 추켜 올리니, 아득한 하늘도 웬만하면 날 것 같구나.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이 신선주를 가져다가 온 세상에 골고루 나누어 온 백성을 다 취하게 만든 후에 그때에야 다시 만나 또 한 잔 하자꾸나." 하니 말이 끝나자마자 신선은 학을 타고 높은 하늘에 올라가니 공중의 옥피리 소리가 들리는데 어제던가 그제던가 어렴풋하네.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 보니, 깊이를 모르는데 하물며 가장자리인들 어찌 알겠는가. 이때 밝은 달이 떠올라서 온 세상에 아니 비친 곳이 없다.


작품 해설

정철은 45세가 되는 신조 13년(1580)에 강원도 관찰사로 제수되어 원주에 부임하였다. 이때 노정에 따라 내 . 외금강과 관동팔경을 두루 구경하고 난 후 산수 경치, 각종 고사와 풍속을 읊은 작품이다.
서사에서는 정철이 향리인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에서 은거하던 중 성은을 입어 강원도 관찰사가 되었다, 임지인 원주에 부임하여 춘천, 철원, 회양 등 관내를 두루 순찰하면서 연군(戀君)의 정과 우국(憂國)의 정을 읊으며, 선정을 다짐해 본다,
본사에서는 금강산 기행과 관동팔경 유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금강산에 올라 만폭동의 폭포수를 구경하고, 금강대와 진헐대를 거쳐 개심대에서 비로봉을 바라보며 공자의 덕을 흠모하고, 화룡소를 바라보며 좋은 정치를 다짐한다. 그리고는 내금강을 떠나 관동팔경 유람에 오른다.
동해에서는 명사십리에서 금란굴, 총석정, 삼일포에서 신선을 추모하며, 나라의 앞일을 걱정한다.
결사에서는 새벽까지 기다려 떠오르는 달의 모습들 모든 백성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참다운 목민관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우리말 구사가 빼어나고 비유가 참신하며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홍만종의 [순오지]에는, 관동별곡을 평하여 '그 뜻이 깊고, 표현이 섬세 신묘하며 언어 기교에 능한 악보의 절조'라고 했고, [동국악보]에는 공명의 '출사표(出師表)'에 비하였다.

-정철의 가사 <관동별곡>의 원문, 주석, 해설을 싣습니다. 자료는 '설원수의 논술교실' 자료실에 실린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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